[신구약 중간사] 복음 전파와 교회 부흥에 큰 기여한 ‘칠신입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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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복음 전파와 교회 부흥에 큰 기여한 ‘칠신입경’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6.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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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16)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이 시기에 이루어진 가장 중요한 일은 구약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된 일입니다. 번역 과정을 보면 주전 250년경에 알렉산드리아에서 70인경(LXX, Septuagint)이 번역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세오경이 번역되었고, 이후 100여 년에 걸쳐 구약의 나머지 부분이 번역되었습니다.
칠십인역의 중요성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칠십인경이 있었기 때문에 신약시대 성도들이 구약성경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구약의 히브리어 용어들을 가장 적절한 헬라어 단어로 번역하여 헬라어로 설교를 하거나 신약성경을 기록할 때 용어선택의 고민이 없게 되었습니다. 셋째, 칠십인경이 있었기 때문에 신약의 기자들은 자신들의 책을 기록할 때 쉽게 구약성경을 인용할 수 있었습니다.

칠십인경과 하나님의 특별한 역사
칠십인경은 위에서 본 것처럼 복음의 전파와 교회의 부흥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하나님의 특별한 역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자신들만이 하나님의 선민이라는 민족적 자부심이 대단히 큰 민족입니다. 이것은 지금이나 옛날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탈무드에 보면 어떤 랍비에게 제자가 “랍비님, 주님께서 왜 이방인들을 만드셨습니까?”라고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에 대한 랍비의 대답은 놀랍게도 “지옥의 불쏘시개로 쓰시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것은 두 가지를 보여줍니다. 한편으로는 유대인들이 얼마나 민족적 자부심이 강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대인들이 얼마나 이방인들에게 고통을 많이 당했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고통을 당했기 때문에 이방인들에 대한 증오가 그토록 컸던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이 자신들이 그토록 미워하는, 혹은 무시하는 이방인들의 언어로 자신들의 성경을 번역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물론 헬라어로 성경을 번역하면 히브리어를 모르고 헬라어밖에 모르는 유대인들에게 성경을 읽게 만들어준다는 이점이 있기는 했지만, 이방 땅에 사는 유대인들이 성경을 알도록 하기 위해서라면 성경을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회당교육을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어차피 성경 히브리어는 유대인들에게도 일상용어가 아니라 따로 시간을 투자하여 배워야 하는 옛 언어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칠십인경의 번역을 위해 이방인의 왕을 사용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을 톨레미 왕국의 식민지가 되게 하셨고, 알렉산드리아에 고대 세계 최고의 도서관이 세워지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도서관을 위해 히브리어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되게 하셨습니다. 위에서 ‘아리스테아스의 편지’가 보여주듯이 유대인 학자들이 알렉산드리아에 오게 된 것은 왕의 편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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